작은 꽃 2


 ◈ 자서전 p20-p23 참조

 예수님께서 꺾으신 소화(小花)의 내력을 옮겨 적습니다.

 이 작은 꽃은 순전히 공으로 주신 은총이므로 널리 알려야 할 뿐입니다.

 이 소화(小花)가 주님의 눈에 들 만한 것이란 소화(小花)에게는 도무지 없고 제 안에 있는 훌륭한 것이란 모두 그분의 자비심(慈悲心)만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순결한 향기가 배인 듯한 거룩한 땅에 이 꽃을 싹트게 하신 것은 예수님이십니다.


"예수께서 산에 올라가 마음에 두셨던 사람들을 부르셨다(마르 3:13)."하신 이 말씀이야말로 

저의 성소(聖召)와 제 일생의 신비와 특히 예수님께서 제 영혼에 태워주신 특은의 현의가 포함되어 있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격자를 부르시지 않으시고 당신 뜻에 맞는 자를 부르시나니'란 말씀같이,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나는 자비를 베풀고 싶은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고 동정하고 싶은 사람을 동정한다'고

말씀하셨듯이 하느님의 선택을 받고 안 받는 것은 인간의 의지나 노력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의 자비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로마 9:15-16)."


 하느님께서는 왜 그러실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신비를 제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는 제 앞에 자연이란 책을 펴 주시고 저는 그가 조성하신 모든 꽃이 아름답다는 것과

 장미의 화려함이며 백합의 결백함으로 인해서

작은 오랑캐 꽃의 향기와 들국화의 순박한 매력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만일 작은 꽃들이 모두 장미가 되려 한다면 자연은

그 몸단장을 잃어버리고 들은 이미 가지가지의 작은 꽃으로 꾸며지지도 못하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백합화나 장미꽃에 견줄 수 있는 큰 성인들을 창조하시고자 하신 한편

작은 성인들도 창조하셨으니 그들은 들국화나 오랑케 꽃들처럼

하느님께서 내려다보실 적에 그의 눈을 즐겁게 해 드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입니다.

 완덕이란 하느님의 섭리를 행하는데 즉 그가 우리에게 바라시는 대로 되는 데 있는 것입니다.

 과연 사람의 특징이란 자기를 낮추는 것이므로 해가 소나무나 작은 채송화를 지상에 유일한 것인 양 똑같이 비추는 것처럼

예수님께서도 영혼 하나하나를 특별히 여겨 일일이 마음써 주시며 자연계에서 사계절이 돌고 돌아 가장 미소한 들국화까지도

때가 이르면 꽃이 피게 마련된 것처럼 모든 은총이 각 영혼에 알맞도록 내려 주시고 있는 것입니다.

작은 꽃작은 꽃작은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