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남 철수작전 영웅'' 로버트 러니 미 해군 제독 선종

6ㆍ25전쟁시 상선 ''메러디스 빅토리''호 일등항해사로 참전





1950년 12월 22일 흥남 철수 작전 당시 1만 4000여 명의 피란민 구출에 크게 기여한 로버트 러니 미 해군 제독이 10일 선종했다.
 

미 해군 수송부대 소속 장교였던 러니 제독은 6ㆍ25전쟁이 발발하자 미 상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일등항해사로 참전했다.

그는 레너드 라루 선장과 함께 7600톤급 화물선 정원의 7배가 넘는 1만 4000여 명의 피란민을 배에 태워 사흘간의 항해 끝에 12월 25일 거제도에 무사히 도착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 불리는 항해였다.
 

레너드 라루 선장은 이 항해 후 선장을 그만두고 미국 뉴저지에 있는 성 베네딕도회 뉴튼수도원에 입회해 ‘마리너스’라는 수도명으로

2001년 10월 선종할 때까지 47년간 단 한 번도 수도원 밖을 나가지 않고 수도생활을 했다.
 

러니 제독은 6ㆍ25전쟁 후에 변호사로 일하며 뉴욕주 해군 방위군으로 복무했다. 그는 생전에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으며, 마리너스 수사 선종 후 그의 시복시성 운동에 앞장섰다.

특히 러니 제독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미국을 방문해 워싱턴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참배하고, 뉴튼수도원을 방문해 마리너스 수사의 묘소를 찾았을 때 동행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마리너스 수사의 시복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흥남 철수 당시 문 대통령의 아버지가 탔던 빅토리호 사진과 마리너스 수사의 시복시성 청원 기도문을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러니 제독의 선종 소식을 뒤늦게 듣고 유가족에게 18일 조전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또 이날 SNS를 통해 “위급한 긴급철수작전에서 많은 민간인 피난민까지 구해낸 빅토리호의 헌신적 행동은 우리 국민과 전 세계인에게 큰 감동을 줬다”며

“제 부모님도 그때 함께 피난 올 수 있었으니, 제 개인적으로도 깊이 감사드려야 할 일”이라고 애도했다.